5000원의 대박 신화 ‘콩불’
콩나물로 월 억대 매출을 올리는 곳이 있다? ‘기껏해야 1000~2000원에 팔리는 콩나물로 월 억대 매출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주)두화에프에스의 ‘콩불’이 그 생각을 완전히 바꿔줄 것이다.
두화에프에스의 2번째 브랜드인 ‘콩불’은 연간 1000톤(t)에 육박하는 콩나물을 소비하며 하루에만 200만 원 이상의
평균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콩불은 손님 걱정을 안 해도 됩니다. 다른 음식점은 경기불황의 여파로 손님이 없어서 걱정이지만 콩불은 오히려
손님이 많아서 걱정이죠.”
밀려드는 손님 덕분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콩불’을 만든 강민서 두화에프에스 대표의 말이다.
◆ ‘5000원’에 가격‧맛‧분위기까지 ‘1석 3조’
콩불은 콩나물과 불고기의 줄임말이다. 2008년 12월 대학로에 콩불 1호점을 개업한 지 2년 만에 62개의 영업점을
보유할 만큼 그 성장은 가히 비약적이다. 게다가 콩불은 ‘매일 손님들이 줄을 서 있는 식당’이라는 별칭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경기불황에도 불황을 모르며 장사를 하고 있다.
‘콩나물 열풍’을 주도하는 콩불의 인기 비결을 묻자 강 대표는 ‘5000원 한 장으로 얻을 수 있는 콩불의 1석 3조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콩불의 자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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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불의 대박 신화를 이끈 주인공 콩불(콩나물+불고기, 왼쪽), 오삼콩불(오징어+삼겹살+콩불, 오른쪽). |
“콩불의 첫 번째 인기비결 요인은 5000원이라는 저렴한 ‘생활밀착형’ 가격입니다. 단돈 5000원이면 철판볶음 요리와 함께 3가지 반찬과 국이 제공되고 마지막에 밥까지 볶아 먹을 수 있죠. 5000원으로 두 가지 요리를 한꺼번에 즐기는 셈이죠.”
요즈음 일반 식당에서도 보기 드문 “5000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과 알찬 구성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직장인의 주린 배는 물론 허기진 마음마저 채워주기에 충분하다”라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싼 게 비지떡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콩불의 두 번째 인기 원인은 일반 식당과 차별화된
고급 웰빙 재료다. 특히 콩불은 발명특허(제0355708)를 받은 마늘 콩나물을 도입해 사용한다.
마늘 콩나물은 일반 콩나물보다 아삭한 식감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항암효과도 2배나 높다. 게다가 비린내도 덜 날뿐더러 조리 시간도 기존보다 4~5분이나 단축해 고객에게 맛있는 콩나물 요리를 더 빨리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돼지고기는 소고기보다 비타민 B1이 10배나 많은 ‘국산 돼지고기’만 사용하고 쌀과 김치도 국산만 고집할 만큼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게 콩불의 두 번째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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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판과 소품까지도 꼼꼼하게 신경 쓴 콩불의 인테리어 소품. (사진제공: 두화에프에스) |
마지막으로 사람을 불러모으는 콩불의 매력은 눈을 즐겁게 해주는 콩불의 ‘카페 같은 인테리어’다. 깔끔한 공간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패턴을 읽었다는 강 대표는 외관에서부터 인테리어, 메뉴판, 간판, 반찬 용기 하나하나까지 심혈을 기울여 카페 분위기가 나는 아늑한 콩불만의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그는 이제 음식점은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을 뛰어넘어 휴식도 함께 취할 수 있는 편안하고 예쁜 공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강 대표의 생각이 녹아있는 차별화된 인테리어 덕분에 콩불 간판은 ‘2010 서울시 좋은 간판’에서 은상으로 뽑히기도 했다.
“상을 받았다는 것보다 저를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저평가되던 콩나물이 ‘콩불’로 인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강 대표는 평생 콩불 가격을 5000원으로 동결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만일 콩불이 5000원을 지키지 못할 상황이라면 다른 브랜드 매출을 이용해서라도 이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강 대표는 “콩불이 잠깐 인기를 끌었다 사라지는 메뉴가 아닌 닭갈비나 김밥처럼 누구나 좋아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영원히 자리 잡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가격을 고수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 “전략적으로 준비된 음식점에 고객은 열광”
‘칠전팔기 정신’으로 이뤄낸 ‘우여곡절 스토리’
원래는 ‘연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던 강 대표. 그가 외식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뜻밖이었다. 사연인즉슨,
식당운영을 권하시던 장모님이 어느 날 덜컥 음식점 하나를 그에게 맡긴 것. 시작이야 어찌 됐던 본업인 연기도 포기하고 열심히 식당운영에 매진했다. 하지만 주먹구구식의 운영 때문에 실패는 거듭됐고 결국 은행 대출에
카드 대출, 그것도 모자라 집을 줄이고 인척들에게 돈을 빌릴 상황까지 내몰렸다.
그때 강 대표는 외식사업 분야에 식견이 있는 김수진 한류음식문화연구원 원장님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님을
찾아갔다.
“‘대체 음식점이 어떤 생리를 가졌는지, 음식점을 잘 운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두 분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기존의 방식을 뜯어고치고 전략적으로 준비했습니다.
그 첫 결과물로 콩불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팔색삼겹살(이하 팔색)’이 탄생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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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가지 웰빙재료로 양념한 팔색삼겹살 세트와 13가지 쌈 채소. (사진제공: 두화에프에스) |
그의 오기와 철저한 준비의 결과는 ‘대박’이었다.
국내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팔색을 소개했고 국내 언론의 취재 열기가 식기도 전에 일본의 라디오, 방송, 잡지사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다. 그렇게 일본에 50여 개의 언론매체가 팔색을 알렸고 그 취재 열기는 이제 홍콩, 대만, 태국으로 뻗어 가고 있다.
“기존에 한식이라고 하면 김치와 불고기를 떠올리는데 이들은 계절성이 강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삼겹살은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기 게 매력이죠. 게다가 무려 8가지 맛의 삼겹살을 한 번에 맛볼 수 있고 다양한 색감 덕분에 보기도
좋아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이죠.”
팔색의 인기가 세계로 뻗어 가면서 강 대표의 시선도 세계를 향했다. 그는 좀 더 간단한 조리법으로 한국의 음식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메뉴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팔색을 운영하면서 아내와 연구를 시작했고 결국 ‘콩불’이라는 두 번째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콩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콩불의 소스를 완성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렸습니다. 메뉴개발 이사로 함께 일하고 있는 아내와 소스 개발을 위해 30일간 매일 하루 한 끼씩 콩불을 먹은 적도 있었어요. 완성된 조리법이 나오기까지 밤새우는 건 밥 먹듯 했고 완벽한 맛을 위해 수천 번 시식을 했습니다.”
갖은 노력 끝에 완성된 콩불의 맛은 팔색에서 먼저 공개됐다. 그렇게 팔색에서 2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그 맛을 검증받은 콩불은 출시 2년 만인 2008년이 돼서야 ‘콩불’이라는 단독 브랜드로 문을 열었다.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다른 신생기업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콩불의 대표에게도 요사이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그는 요즘 ‘가짜 콩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확인된 카피 브랜드만 50개가 넘는다고 말하며 강 대표가 근거자료를 내밀었다. 아주 비슷한 브랜드명에서부터 어떤 곳은 인테리어까지 똑같았고 심지어 콩불만의 독특한 메뉴판과 반찬 식기까지도 따라 한 업체들이 수두룩했다.
“정부에서는 한식을 세계화하겠다며 고무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데 더 열심을 내야 할 외식업 종사자들은 죄의식 없이 남의 것을 도용하고 있으니…. 이건 도둑질인 거죠. 결국 제 살 깎아먹기고 ‘공멸’이라는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는 한식의 세계화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방해가 되는 일부 외식업계 종사자들의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며
개탄스러워 했다. 강 대표는 한식의 세계화에 앞서 “‘남이 잘되면 무조건 따라 하고 보자’라는 식의 생각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길거리 음식으로 힌식의 서제화에 도전!
맥도날드, KFC 같은 한식 브랜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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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서 (주)두화에프에스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
강 대표는 카피 브랜드 때문이라도 콩불의 힘을 키우고 나아가서는 두화에프에스의 힘을 기르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한다.
그가 열심히 뛰어서 만들고 싶은 두화에프에스의 모습은 ‘작지만 내실 있는 기업’이다. 이를 위해 강 대표는
“먼저 2011년에는 팔색과 콩불에 이어 제3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브랜드의 아이템은 ‘최소 인원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강 대표는 먼저 큰 아이템을 정하고
그에 적합한 메뉴를 찾아간다.
3브랜드 완성이라는 단기 목표 완성 후에는 더 대중적인 메뉴로 한식의 세계화를 돕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게
강 대표의 장기적인 목표다. 강 대표는 “맥도날드, KFC처럼 세계 브랜드로 확산시킬 가능성을 호떡, 붕어빵 같은
우리의 길거리 음식에서 발견했다”며 “길거리 음식도 한식이기에 여기에 한국의 문화요소와 이벤트를 첨가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를 위해 두화에프에스 사무실 한쪽 편 메뉴개발실에서는 강 대표와 그의 부인, 그리고 직원들의 메뉴개발 연구가
한창이다. 포기를 모르는 강 대표의 이런 바람이 이뤄져 맥도날드, KFC와 같이 한국형 브랜드가 전 세계에서 한식의 대중화를 선도하길 기대해 본다.
[날짜:2010/12/24 뉴스천지 이승연 기자 ncjlsy@newscj.com]